여행이 남기는 흔적을 바꾸는 일: 지속 가능 여행자가 꼭 지켜야 할 10가지 행동 규칙
여행을 떠날 때 대부분은 방충제와 선크림을 ‘당연히 챙기는 물품’으로 생각한다. 햇볕 아래 걸어야 하고, 산·숲·해변 같은 벌레가 많은 환경에 오래 머물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두 가지 제품은 여행지에서 절대적인 역할을 한다. 그러나 많은 여행자가 간과하는 점이 하나 있다. 우리가 바르는 성분은 결국 피부로 흡수되거나 땀·물과 함께 자연으로 흘러 들어간다는 점이다. 방충제의 휘발 성분은 공기와 호흡기로 들어오고, 선크림의 유기화학 성분은 바닷물과 만나 산호초를 죽일 수 있다. 특히 장기 여행자나 디지털 노마드처럼 이동이 많은 사람들은 같은 제품을 하루에도 수차례 반복 사용한다. 이때 유해 성분을 지속적으로 사용하면 피부 자극·두통·알레르기 반응·호흡기 문제 등이 누적될 가능성이 있다. 반면 안전한 성분을 선택하면 피부가 편안해지고, 자연환경에 대한 죄책감을 느끼지 않으며, 여행지에서도 더 자유롭고 가벼운 마음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따라서 여행자는 단순히 “차단력”이나 “향”만 보고 선택할 것이 아니라 성분·안전성·환경 영향·사용 목적을 모두 고려해야 한다. 이 글에서는 그 기준을 하나씩 아주 자세하게 짚어보며 누구나 스스로 ‘안전한 선택’을 할 수 있게 돕는다.
1. 방충제는 DEET 함량이 전부가 아니다(목적 기반 선택이 핵심) : DEET는 대표적인 방충 성분이지만, 농도가 높을수록 안전하다는 뜻은 아니다. 40~50% 이상의 DEET는 정글·습지처럼 극한 환경을 전제로 만들어졌으며 일반 여행자는 이 수준을 사용할 필요가 거의 없다. 더 중요한 것은 목적과 환경이다. 도시·숙소 주변 활동(10~20% DEET 또는 피카리딘), 숲·호수·야외 활동 중심 여행(20~30%), 정글·습한 밀림 체류(40% 이상 필요). 그러나 DEET 대신 다음 성분을 고려하면 훨씬 안전하고 자극이 적다. ● Picaridin(피카리딘) - 냄새 적고 효과 DEET급 ● IR3535 - 어린이에게도 안전한 편 ● 레몬유칼립투스 오일 - 천연 대체 성분. 피부가 민감하거나 얼굴에 사용할 예정이라면 피카리딘 기반 제품이 가장 무난하며, 야외 활동이 많다면 천연 오일 제품을 보조적으로 사용해도 좋다.
2. 향은 강할수록 위험하다(인공 향료가 피부 반응의 원인) : 여행 중 땀·열·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은데 이때 인공 향료는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확률이 높다. 강한 향은 벌레를 흥분시키는 경우도 있다. 제품을 선택할 때는 다음을 확인해야 한다. Fragrance-free(무향) 표기, 자연 유래 정유인지 여부, 알러젠 포함 여부. 심지어 천연 에센셜 오일도 과량은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향이 너무 강한 제품은 피하는 것이 안전하다.
3. 선크림은 반드시 ‘해양 무해 성분’ 기준으로 고르기 : 전 세계에서 산호초 보호를 위해 금지한 성분은 매우 명확하다. Oxybenzone, Octinoxate, Octocrylene, Homosalate. 이 성분들은 바닷물에 녹아 산호의 발달을 막고 물고기·해양 생물의 체내에 축적되는 등 여러 문제를 일으킨다. 대신 다음 두 가지 성분이 가장 안전하다. 논나노 징크옥사이드 (Non-nano Zinc Oxide), 티타늄 디옥사이드 (Titanium Dioxide). 물에 녹지 않아 해양 생태계에 거의 영향이 없고 민감성 피부에도 자극이 적다. 특히 논나노 타입은 입자 크기가 크기 때문에 피부 흡수 우려가 매우 낮다.
4. SPF만 보면 안 된다(여행은 UVA 차단(PA)이 더 중요) : 대부분 SPF 숫자만 크게 보이지만 SPF는 UVB 차단 지수일 뿐이다. 여행지에서 장시간 걷고 촬영하고 활동하는 여행자는 기미·색소·광노화를 일으키는 UVA 차단이 더 중요하다. 따라서 다음 기준을 충족하는 제품을 선택해야 한다. SPF 30~50, PA+++ 또는 PA++++. 특히 고산지대·바다 여행에서는 자외선 세기가 평소보다 훨씬 높기 때문에 UVA 차단 여부는 필수 요소다.
5. 백탁·끈적임·밀림 여부는 여행 효율을 좌우한다 : 여행에서 선크림을 하루에 두 번 이상 발라야 한다면 끈적임이 적고 백탁이 거의 없어야 한다. 특히 사진 촬영이 잦은 여행자는 백탁이 눈에 띄면 사진 전체 톤이 부자연스럽게 보일 수 있다. 테스트 기준) 바를 때 부드럽게 퍼지는가, 땀과 섞여 따갑지 않은가, 눈가로 흘러도 자극이 적은가, 재도포가 자연스러운가
6. 스프레이 대신 롤온·로션 타입을 선택하라 : 스프레이형 제품은 편해 보이지만 흡입 위험이 크고, 주변 환경에 미세입자를 흩뿌리며 자연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여행 환경을 고려하면 펌프형 액상, 롤온 타입, 고체 스틱형 이 훨씬 안정적이며 지속 가능하다.
7. 어린이가 있다면 기준을 두 배로 강화하라 : 아이는 피부 장벽이 약해 합성 향료·알코올·고농도 DEET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아이 기준) 피카리딘 또는 IR3535 기반 방충제, 논나노 징크 기반 선크림, 스프레이 제품 금지, 무향·저자극 제품. 융통성이 아닌 ‘필수 기준’으로 적용해야 한다.
여행은 피부와 자연이 모두 강한 영향을 받는 시간이다. 따라서 어떤 제품을 선택하느냐는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하나의 ‘환경 행동’이 된다. 피부가 편안하면 여행이 더 즐거워지고, 자연을 해치지 않는 제품을 사용할 때 여행지는 우리의 흔적을 덜 부담스러워한다. 무해한 방충제와 선크림을 고른다는 것은 트렌드를 따르는 것도, 과장된 윤리적 선택도 아니다. 그것은 여행지가 오래도록 아름답기를 바라는 여행자의 작은 책임이자 배려다. 내 피부를 지키고 자연을 지키는 선택, 그 시작은 ‘성분 하나’를 살펴보는 것에서부터 출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