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지 선택법
최근 몇 년 사이 전 세계 주요 관광지는 ‘오버투어리즘(Overtourism)’이라는 구조적 문제에 직면했다. 특정 계절과 특정 도시에 여행자가 집중되면서, 지역 사회는 교통 혼잡·환경 훼손·생활 비용 상승 등 여러 부담을 떠안게 된다. 여행자 또한 현지의 진짜 삶을 경험하지 못한 채 소음과 혼잡 속에서 피로만 쌓이는 여행을 하게 된다. 결국 여행의 질과 지역의 지속 가능성이 동시에 낮아지는 악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여행자들이 ‘혼잡을 피하면서도 여행의 본질을 지킬 수 있는 대안 여행지’를 찾기 시작했다.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은 단순히 사람들이 없는 곳을 찾는 행동이 아니다. 여행의 목적, 지역 사회의 지속 가능성, 환경적 부담까지 고려하는 새로운 선택 방식이다. 즉, 관광객의 흐름을 따라가는 여행이 아니라, 지역이 감당할 수 있는 방식으로 여행을 설계하는 태도다. 이러한 변화는 여행자의 만족도를 높일 뿐 아니라, 지역 공동체가 자신의 공간을 건강하게 유지하도록 돕는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여행자가 조금만 다른 시각으로 여행지를 선택해도 복잡한 문제를 완화할 수 있다는 점이다. 성수기 대신 비수기를 선택하고, 유명 도시 대신 작은 로컬 도시를 선택하고, 단기 체류 대신 머무는 방식의 여행을 선택하는 것만으로도 여행의 경험은 완전히 달라진다. 이 글에서는 오버투어리즘을 피하기 위한 구체적이고 실천 가능한 여행지 선택 전략을 제시하며, 여행자가 스스로 ‘지속 가능한 여행의 첫 번째 판단자’가 되는 방법을 안내한다.
오버투어리즘이 발생하는 구조 이해: 왜 특정 도시만 붐비는가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을 제대로 실천하려면 먼저 이러한 현상이 왜 특정 지역에 집중되는지를 이해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은 단순히 “유명해서 붐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관광 산업, 플랫폼 알고리즘, 항공 노선, 계절성, 지역 도시 구조 등 여러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특정 도시로 수요가 집중되는 구조가 형성된다. 즉, 오버투어리즘은 우연이 아니라 ‘설계된 흐름’ 속에서 강화된다.
첫 번째 원인은 전 세계적으로 강화된 관광 마케팅 시스템이다. 여행지의 인기도는 여행자의 자발적 선택보다 관광청·여행사·SNS 플랫폼 알고리즘의 영향력이 크게 작용한다. 특정 해에 특정 도시가 급격하게 인기 여행지가 되는 이유는 대개 기업과 국가 단위의 캠페인이 결합되어 큰 유입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이 흐름을 따라가는 여행자일수록 비슷한 시기, 비슷한 장소에 몰리게 된다.
두 번째는 “접근성 중심 여행”의 증가다. 저가항공 확대로 항공권 가격이 특정 도시를 중심으로 낮아지면서, 여행자는 깊은 고민 없이 가장 저렴한 곳을 우선 선택하게 된다. 교통이 단순하고 도착 후 동선이 편한 도시는 자연스럽게 관광객 유입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난다. 이는 인기 도시가 더 인기 도시가 되도록 만드는 ‘선호의 누적 효과’로 이어진다.
세 번째는 SNS가 만든 시각 중심의 여행 문화다. 특히 인스타그램과 틱톡의 확산 이후 많은 여행자들은 ‘잘 나온 사진’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선택한다. 문제는 이러한 사진 기반 여행 트렌드가 특정 명소와 특정 구도만을 반복적으로 노출시켜, 여행자가 다양성을 경험할 기회를 줄인다는 점이다. 그 결과, 도시는 “촬영 명소 주변만 과밀하고, 그 외 지역은 비어 있는 비정상적 구조”가 고착된다.
이런 문제는 다음의 내부 글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여행지 쇼핑과 소비가 특정 공간에 집중되며 지역이 상업화되는 구조는 오버투어리즘과 닮아 있다. 관련 내용은 과소비 없는 여행의 시작: 여행지 쇼핑 줄이는 실천 가이드 에서 더 자세히 살펴볼 수 있다.
네 번째 요소는 도시의 물리적 수용 능력이다. 아무리 아름답고 풍부한 콘텐츠를 가진 도시라도, 좁은 도로·한정된 대중교통·좁은 생활권을 가진 경우에는 하루에 수용할 수 있는 여행자 수가 제한된다. 특히 유럽의 고도(古都), 항구도시, 지형적 제약이 많은 해안 도시에서는 인구 대비 관광객 비율이 지나치게 높아져 지역 주민의 생활권이 흔들리게 된다.
마지막으로, 하이 시즌(성수기)에 집중되는 여행 수요는 오버투어리즘 문제를 극대화한다. 대부분의 여행자가 휴가 기간에 맞춰 움직이고, 지역 축제·날씨·항공 노선이 특정 시기만 최적화되면서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여행자는 같은 시간에 같은 장소로 향하고, 도시가 감당할 수 있는 범위를 뛰어넘는 혼잡이 만들어진다.
결국 오버투어리즘은 여행자 개인의 선택 때문에 생기는 문제가 아니라, 여러 산업 구조와 도시 시스템이 만들어낸 불균형의 결과다. 하지만 이 구조는 여행자가 다른 선택을 하는 순간 빠르게 변화할 수 있다. 인기 도시의 흐름을 그대로 따라가는 여행이 아니라, 여행의 목적에 맞게 ‘나만의 선택 기준’을 세우는 순간,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은 자연스럽게 가능해진다. 다음 단계에서는 이러한 선택 기준을 구체적으로 정립하는 방법을 살펴본다.
오버투어리즘을 피하기 위한 여행지 선택 전략: ‘덜 알려졌지만 더 깊이 있는 곳’ 찾기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실질적 방법의 핵심은 ‘사람이 몰리는 흐름을 따라가지 않는 것’이다. 단순히 유명하지 않은 곳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의 생태·문화·사회적 지속 가능성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고르는 방식을 말한다. 이렇게 선택된 여행지는 단순히 조용한 장소가 아니라, 여행자의 머무름이 지역에 부담을 주지 않는 건강한 구조를 가진 곳이다.
첫 번째 전략은 대체 도시(Alternative Cities)를 탐색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파리, 로마, 바르셀로나처럼 세계적으로 혼잡한 도시 주변에는 규모는 작지만 문화적 깊이와 지역성은 훨씬 짙은 도시들이 많다. 프랑스의 리옹, 이탈리아의 볼차노, 스페인의 발렌시아처럼 대도시의 기능을 갖추면서도 오버투어리즘 문제가 상대적으로 적은 도시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러한 대체 도시는 ‘혼잡을 피하는 여행’을 넘어 지역의 일상과 더 가까운 여행을 기대할 수 있게 한다.
두 번째 전략은 ‘생태·문화 보존 중심지’를 선택하는 것이다. 지속 가능한 여행 관점에서 보면, 잘 알려지지 않은 생태 보호 구역이나 지역 커뮤니티 기반의 관광지는 오히려 더 풍부한 여행 경험을 제공한다. 이런 지역들은 관광객 수 제한제, 가이드 동행 의무, 생태 보전 프로그램 운영 등 명확한 기준을 통해 자연과 지역 주민의 삶을 보호하고 있다. 보다 구체적인 사례는 지속가능한 여행지 TOP10이 전하는 변화와 의미 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 전략은 여행 시기를 조정하는 것이다. 큰 비용이나 계획 변경 없이도 할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식이 바로 ‘비수기 여행’이다. 많은 도시가 성수기 대비 비수기에 훨씬 더 고요하고, 숙박·항공권 비용까지 합리적이다. 실제 조사에서도 비수기 여행자는 현지인과의 교류 경험이 더 자연스럽고 만족도가 높게 나타난다. 이는 여행의 본질적 목표인 ‘낯선 공간에서의 회복·발견·관찰’에 더 충실한 선택이 된다. 이와 관련된 항공권 구입과 관련하여서는 저탄소 여행 항공권 선택 기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네 번째 전략은 단기 체류 중심 여행에서 벗어나, ‘머무는 여행(Slow Staying)’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유명 도시를 하루 이틀 빠르게 훑으며 명소를 체크하는 방식은 혼잡한 공간을 전제로 한다. 반면, 작은 도시나 마을에서 며칠 동안 머무는 여행은 지역의 리듬과 일상의 결을 자연스럽게 느끼게 한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속도, 시장을 걸어보는 호흡, 골목의 풍경을 오래 바라보는 시간은 여행의 깊이를 바꾼다.
다섯 번째 전략은 지역 교통 인프라를 기준으로 여행지를 고르는 것이다. 오버투어리즘을 겪는 도시 대부분은 교통이 혼잡하거나 일방적으로 한 곳으로 쏠리는 구조를 갖는다. 반면, 친환경 대중교통망·자전거 도로·도보 중심 설계가 잘 되어 있는 도시는 혼잡도가 낮고 여행자의 이동이 훨씬 자연스럽다. 이런 도시들은 여행자의 발자국을 줄이면서 여행의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다.
마지막 전략은 ‘현지인의 선택’을 기준으로 여행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트립어드바이저·구글 리뷰·SNS의 관광객 중심 정보보다, 현지 커뮤니티의 추천 목록, 지역 뉴스, 로컬 가이드가 운영하는 블로그는 더 현실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현지인이 사랑하는 공간은 대개 생활권의 중심이며, 관광객 흐름에서 벗어나 있어 혼잡 없이 지역의 본질을 느낄 수 있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결국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은 유명세를 피하는 여행이 아니라, 지역의 진짜 얼굴을 만나는 여행이다. 여행자가 조금만 다른 선택을 한다면, 혼잡한 장소에서 벗어나 더 깊이 있는 경험을 누릴 수 있다. 또한 이러한 선택은 지역사회·자연환경·여행자의 경험까지 모두를 건강하게 만드는 지속 가능한 여행 방식으로 이어진다.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자의 현장 실천 전략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은 여행지를 선택하는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여행자가 현장에서 어떤 행동을 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혼잡도와 환경 부담은 크게 달라진다. 특히 많은 여행지들이 “여행자의 행동 변화”를 지속 가능성의 핵심 요소로 본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행자가 직접 실천하는 작은 행동들이 지역 사회의 회복력에 큰 영향을 미친다. 아래 전략들은 어느 나라, 어떤 도시에서도 적용 가능한 가장 현실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실천법들이다.
첫 번째는 동선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대부분의 여행자는 유명 관광지→맛집→사진 명소 중심의 패턴을 따라 움직인다. 이 흐름을 그대로 따르면 자연스럽게 혼잡 속에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여행자는 의식적으로 명소 중심 이동에서 골목·로컬 상권 중심 이동으로 흐름을 바꿔야 한다. 같은 도시라도 이동 반경을 조금만 바꾸면 완전히 다른 공간과 속도를 경험할 수 있으며, 지역 주민이 살아가는 일상 공간에 더 부드럽게 스며들 수 있다.
두 번째는 현지 대중교통 활용이다. 오버투어리즘이 심한 도시일수록 도로 혼잡이 심각하며, 택시·렌터카 중심 이동이 도시의 부담을 키운다. 반면 잘 설계된 대중교통망은 오버투어리즘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핵심 기반시설이다. 여행자가 버스·트램·지하철·자전거 공유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면 도시의 에너지·탄소·교통 부담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 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몰리지 않는 지역까지의 접근성이 높아져 더 깊고 균형 있는 여행이 가능해진다. 대중교통과 관련하여서는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 법: 도시의 리듬에 맞춘 느린 이동 기술에서 확인할 수 있다.
세 번째는 사진 촬영 방식의 전환이다. 오버투어리즘의 문제 중 하나는 SNS용 사진을 위해 특정 장소에 지나치게 많은 인원이 몰리는 현상이다. 이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진을 남기는 여행’에서 ‘장소를 경험하는 여행’으로 전환하는 것이 필요하다. 사진을 꼭 찍어야 한다면, 사람들이 몰리는 시간대를 피하거나, 명소 주변이 아닌 조금 떨어진 포인트에서 촬영하는 방식이 지역 혼잡 완화에 도움된다.
네 번째는 지역 소비 패턴을 바꾸는 것이다. 여행자가 어디에서 소비하느냐는 도시의 경제 구조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유명 관광지의 상점과 카페는 자연스럽게 혼잡과 자원 소모를 증가시키지만, 골목 상권·로컬 식당·시장 중심 소비는 지역 사회 내부에 경제가 순환되도록 돕는다. 이 과정에서 여행자는 지역의 생활 문화를 더 깊이 경험하게 되고, 관광지와 지역 사회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다섯 번째는 시간 분산 전략이다. 많은 도시들이 낮 시간에 혼잡도가 폭발적으로 올라가는 반면, 이른 아침과 늦은 저녁은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여행자는 명소 방문 시간대를 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오버투어리즘의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일정을 시간 단위로 조절하는 전략은 여행자 경험의 질을 높이고 도시의 부담을 낮추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여섯 번째는 지역 문화를 존중하는 행동이다. 오버투어리즘은 단순히 ‘사람이 많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 여행자가 지역의 문화를 존중하지 않는 태도 때문에 발생하는 문제도 크다. 지역 주민의 생활 동선과 조용한 시간대를 고려하고, 공공장소에서의 소음·쓰레기·촬영 매너를 지키는 것만으로도 여행자의 존재가 가져오는 긴장을 완화할 수 있다. 이러한 행동은 전문가가 아니어도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지속 가능 여행의 기본이다.
마지막으로, 여행자는 자신이 선택한 행동이 실제로 지역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해야 한다. 여행의 목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같은 도시에서도 완전히 다른 여행이 된다. 지역을 피로하게 만드는 여행이 아니라, 지역에 여유를 주는 여행을 선택하는 것. 이것이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면서도 여행의 본질을 되찾는 가장 근본적인 방식이다.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이 주는 진짜 변화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은 단순히 조용한 장소를 찾기 위한 행동이 아니다. 그것은 여행자의 시선이 ‘소유하는 여행’에서 ‘관계 맺는 여행’으로 이동하는 과정이다. 유명 명소의 혼잡 속에서 벗어나면, 여행자는 비로소 도시의 숨결·사람의 일상·자연의 리듬을 느낄 수 있게 된다. 이 경험은 장소를 소비하는 여행이 아니라, 장소와 교감하는 여행으로 이어지며 여행의 만족도를 본질적으로 바꾼다.
중요한 것은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작은 선택이 지역 사회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이다. 대체 도시를 선택하고, 비수기에 방문하고, 로컬 상권을 이용하는 행동은 지역 주민의 삶을 보호하면서도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실질적 기여가 된다. 여행자가 ‘적게 보아도 깊게 경험하는 여행’을 선택할 때, 공간과 사람에 대한 존중이 자연스럽게 여행의 중심이 된다.
또한 이러한 선택은 여행자 개인에게도 큰 변화를 가져온다. 여행의 속도가 느려지고, 시야가 넓어지고, 장소를 바라보는 태도가 섬세해지는 것이다. 혼잡을 피하는 여행은 단순한 회피가 아니라, 여행의 품질을 높이는 가장 효과적인 전략이다. 이는 단순히 ‘좋은 여행지’를 찾는 문제가 아니라, 어떤 시선으로 여행을 바라보고 싶은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과 연결된다.
결국 오버투어리즘을 피하는 여행은 장소를 위해서가 아니라, 여행자 자신을 위한 선택이다. 조용한 길, 느린 속도, 지역의 일상 속에서 우리는 더 깊게 쉬고, 더 정확하게 관찰하고, 더 오랫동안 기억되는 여행을 경험한다. 그리고 이러한 선택들이 쌓여, 지구와 공존하는 지속 가능한 여행 문화가 만들어진다. 여행자가 바뀌면 여행지도 바뀐다. 우리의 다음 여행이 더 나은 여행이 되려면, 그 변화는 지금 여기에서 시작된다.
부록: 오버투어리즘을 이해하기 위한 과학·정책적 배경
오버투어리즘을 이야기할 때 많은 여행자들은 단순히 “사람이 너무 많아서 불편한 상황” 정도로만 이해하지만, 실제로 이 현상은 도시계획·환경과학·사회학이 서로 얽힌 구조적인 문제다. 먼저 환경학 관점에서 보면 한 지역이 수용할 수 있는 방문객의 수에는 명확한 상한선이 존재한다. 이를 ‘환경 수용력(Loading Capacity)’이라 부르며, 관광객이 특정 한계를 넘어서면 생태계와 도시 시스템이 균형을 잃게 된다. 대표적인 예가 지중해의 해변 도시들인데, 여름철 단기간 유입되는 인구가 지역 주민의 10배를 넘으면서 하천, 오수 처리, 해양 생태계가 과부하 상태에 놓인다는 연구 결과가 반복적으로 발표되었다.
또한 사회학에서는 오버투어리즘을 ‘지역 공동체의 일상적 권리가 침식되는 과정’으로 정의한다. 즉, 관광객의 이동·소음·소비 패턴이 주민의 기본 생활권을 위협하는 순간 오버투어리즘의 징후가 나타난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바르셀로나나 베니스는 관광객을 위한 단기 렌트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지역 주민이 도심에서 밀려나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부 도시는 단기 숙박 규제, 관광세 도입, 입장객 총량제 같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정책적 측면에서도 기억해야 할 중요한 기준이 있다. 세계관광기구(UNWTO)는 오버투어리즘을 완화하기 위한 핵심 전략으로 ▲관광 수요 분산, ▲지역 교통망 개선, ▲지역사회 참여형 관광모델 운영, ▲환경보전형 관광 인프라 구축을 제시한다. 특히 ‘수요 분산’은 가장 효과적인 방식으로 평가되는데, 이는 여행자가 언제·어디로·어떻게 이동하느냐에 따라 도시의 부담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즉, 여행자의 선택이 도시 관리의 중요한 변수임을 공식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이와 함께 도시공학 연구에서는 ‘관광객 흐름’을 하나의 데이터로 분석해 핵심 혼잡 구간을 파악한다. GPS 기반 빅데이터 분석 결과, 유명 관광도시의 방문객은 특정 동선만 반복적으로 이용하는 경향이 있으며, 이 좁은 동선이 혼잡과 환경 부담을 극대화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따라서 여행자가 ‘다른 길을 선택하는 행동’은 단순한 개인 선택이 아니라, 도시의 혼잡과 스트레스를 줄이는 매우 중요한 구조적 행동으로 평가된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관광 인증제(GSTC 인증)를 받은 도시들은 오버투어리즘에 대응하기 위해 일찍부터 전략을 설계해왔다. 이들 도시는 관광객 수 제한, 생태보전 예산 확보, 로컬 상권 활성화 정책 등을 결합한 ‘재생 관광 모델’을 운용하는데, 이는 단순한 관광 관리가 아니라 도시와 여행자가 함께 성장하는 구조로 인정받고 있다. 따라서 여행자는 지속가능 인증 도시, 혹은 인증을 준비 중인 도시를 우선적으로 선택함으로써 더 건강한 여행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다.
이처럼 오버투어리즘은 단순한 혼잡 문제가 아니라, 도시와 생태계가 감당할 수 있는 용량과 여행자의 선택이 복합적으로 맞물린 결과다. 이러한 배경을 이해하는 여행자는 장소를 단순히 소비하는 방문객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미래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가 된다. 결국 여행자가 올바르게 판단하고 움직일 때 여행지도, 도시도, 생태계도 회복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