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로 제도의 '자연 보수' 정책과 공동체 주도형 수용력 관리 체계
"페로 제도의 관광 행정은 성장의 속도를 늦추고 자연의 회복 시간을 법적으로 보장하는 '공동체 기반의 유지보수 체계'를 통해 목적지의 영속성을 설계하는 독창적인 모델이다."
북대서양의 거친 파도와 깎아지른 절벽으로 둘러싸인 페로 제도는 최근 급증한 관광객들로 인해 하이킹 경로의 훼손과 생태적 부하라는 난제에 직면했습니다. 페로 제도 정부와 관광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단순한 인프라 확충 대신, 매년 일정 기간 국가 전체를 '정비'를 위해 닫는 파격적인 정책을 도입했습니다. 이는 관광을 경제적 이득으로만 치환하지 않고, 지역 사회와 자연의 생태적 복원력을 최우선 가치로 두는 행정적 결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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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압도적인 자연 경관과 취약한 기반 시설을 동시에 보유한 페로 제도의 예두이(Gjógv) 마을. 관광객의 진입을 통제하고 자연을 보수하는 정책이 시행되는 주요 거점 중 하나이다.(출처 : 픽사베이) |
1. '자연 보수를 위한 폐쇄(Closed for Maintenance)' 정책과 물리적 회복 시스템
페로 제도 관광 행정의 핵심은 2019년부터 시행된 'Closed for Maintenance, Open for Voluntourism' 프로젝트입니다. 이는 오버투어리즘에 직면한 목적지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적극적인 형태의 수용력 관리 전략으로, 특정 기간 일반 관광객의 입국을 제한하고 오직 정비에 참여할 자원봉사자들만을 수용하는 선별적 개방 정책입니다.
- 시행적 폐쇄(Strategic Closure): 매년 봄, 하이킹 경로가 가장 취약해지는 시기에 주요 관광지를 폐쇄하여 자연의 자정 능력을 극대화하는 물리적 제어 수단
- 자원봉사 기반의 목적지 보수: 전 세계에서 선발된 자원봉사자들과 지역 주민이 협력하여 훼손된 길을 닦고 이정표를 정비하는 민관 협력 거버넌스
- 진입 장벽의 가치화: '폐쇄'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통해 페로 제도를 '아무나 올 수 없는 귀한 곳'으로 브랜딩하여 고품질 관광객을 유입시키는 마케팅적 규제 설계
1.1 인적 노동력을 통한 생태 자본의 직접 복구 방식
대다수의 국가가 관광세로 재원을 마련해 외부 용역에 정비를 맡기는 것과 달리, 페로 제도는 주민과 방문객이 직접 돌을 쌓고 진흙길을 정비하는 인적 참여형 복구 모델을 택했습니다. 이러한 방식은 관광객에게는 생태적 책임감을 부여하고, 지역 사회에는 자신들의 삶의 터전을 스스로 가꾼다는 자부심을 심어주는 고도의 사회적 결속 장치입니다. 이는 자본 투입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환경적 외부 효과를 지역 사회의 공동체 의식으로 극복하려는 행정적 시도입니다.
1.2 수용 한계 인식을 통한 '탈성장' 행정의 구현
페로 제도 정부는 "관광객 규모가 주민 사회의 일상적 수용 범위를 구조적으로 압도하지 않도록 관리한다"는 명확한 사회적 수용 한계(Social Carrying Capacity)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폐쇄 정책은 이러한 수치적 가이드라인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입니다. 수익을 위해 무한정 문을 열어두는 대신, 자연과 주민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광의 속도를 조절하는 '탈성장(Degrowth) 관리 체계'는 기후 위기 시대의 목적지가 지향해야 할 새로운 행정 표준을 제시합니다.
2. 특정 관광지 쿼터제와 디지털 기술 기반의 공간 분산 관리 시스템
국가 전체를 닫는 '자연 보수' 기간 외에도, 페로 제도는 상시 운영되는 지역별 수용 한계 관리 시스템을 가동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정 섬이나 하이킹 경로에 인파가 집중되어 발생하는 생태적 부하를 물리적·디지털 장치로 분산시키려는 행정적 노력입니다. 특히 주민들의 사유지를 관통하는 하이킹 코스가 많은 지리적 특성을 고려하여, 사유권 보호와 환경 보존을 결합한 공간 제어 모델을 구축했습니다.
2.1 사유지 하이킹 예약제와 입산료 징수를 통한 수요 조절
페로 제도의 많은 명소(예: 미키네스 섬, 칼쇠 섬의 칼루르 등대 등)는 법적으로 사유지에 해당합니다. 정부는 지주들과의 협의를 통해 온라인 입산 예약제를 도입하였으며, 이는 관광객의 유입량을 실시간으로 조절하는 강력한 수요 제어 장치로 기능합니다. 예약 시스템을 통해 일일 방문객 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징수된 입산료를 해당 지역의 환경 유지비로 환원함으로써 관광객이 지불하는 비용이 지역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는 재무적 자원으로 전환되도록 설계했습니다.
- 디지털 하이킹 쿼터(Digital Hiking Quota): 인기 있는 트레킹 구간에 대해 시간대별 예약 인원을 할당하여, 경로 상의 인구 밀도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정보 통제 시스템
- 교통량 기반의 진입 제어: 협소한 도로 여건을 고려하여 렌터카나 대형 버스의 특정 구역 진입을 제한하고, 공공 셔틀 이용을 강제하여 탄소 배출과 정체를 관리하는 물리적 차단 체계
- 실시간 기상 데이터 연동 시스템: 악천후 시 등산로 훼손 속도가 빨라지는 점을 감안하여, 기상 상황에 따라 실시간으로 입산을 통제하는 데이터 기반의 안전 관리 솔루션
2.2 칼쇠 섬(Kalsoy) 사례를 통한 수용력 분산 관리의 실효성
영화 촬영지로 유명해진 칼쇠 섬은 최근 급격한 방문객 증가를 겪었으나, 페로 제도 정부는 이를 방치하는 대신 '지역 맞춤형 관리 전략'을 즉각 투입했습니다. 섬 내 도로 용량을 고려하여 페리 예약 시스템과 입산 쿼터제를 결합하였고, 이를 통해 섬의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관광객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이는 물리적 한계치를 초과하는 유입을 방어하기 위해 디지털 예약망과 하드웨어적 접근 제한(페리 운행 수 조절)을 동시에 가동하는 다각도 제어 방식의 전형을 보여줍니다.
2.3 주민 삶의 질 보호를 위한 '공간적 완충 구역' 설정
페로 제도의 공간 관리는 관광객의 편의보다 주민의 생활권 보존에 더 큰 무게를 둡니다. 거주 구역 근처의 하이킹 경로는 관광객의 접근을 금지하거나 가이드 동행 시에만 허용하는 등 물리적 완충 구역(Buffer Zone)을 설정하여 운영합니다. 데이터 기술로 유입 인원을 파악하고 법적 조례로 행동 반경을 제약하는 이러한 통합적 관제는, 관광이 지역 사회의 질서를 무너뜨리지 않도록 억제하는 핵심적인 목적지 관리 시스템으로 기능합니다.
3. 환경 부담금의 지역 사회 환원과 사회적 자본 선순환 체계
페로 제도 관광 정책의 최종 지향점은 관광 활동으로 발생하는 경제적 가치가 지역 생태계 보존과 주민 복지로 다시 흘러 들어가는 행정적 환류 시스템의 구축에 있습니다. 이는 대규모 개발을 지양하고, 관광 수익을 '자연 자본'의 유지보수 비용으로 우선 할당하는 사회적 선순환 구조를 의미합니다.
3.1 하이킹 통행료와 지역 보존 기금의 연계 관리 방식
페로 제도의 주요 하이킹 코스에서 징수되는 통행료는 단순한 수익 사업이 아닌, 해당 구역을 관리하는 지주들과 지역 공동체의 생태적 관리 비용으로 전용됩니다. 정부는 이 비용이 등산로 보수, 야생 식생 보호, 안전 인프라 구축에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합니다. 이러한 재무적 환류 프로세스를 통해 지역 주민들은 관광객의 방문을 '환경 훼손의 원인'이 아닌 '환경 보존의 재원'으로 인식하게 되며, 이는 관광 수용력 확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는 핵심 동력이 됩니다.
- 주민 주도의 목적지 관리(Local Ownership): 외부 자본에 의한 대형 개발을 억제하고, 지역 주민이 직접 운영하는 소규모 숙박 및 투어 모델을 우선 지원하는 정책적 보호 장치
- 문화 정체성 수호 프로그램: 관광 수익의 일부를 페로 제도 특유의 전통 가옥 보존과 고유 언어 교육 등 문화 자산 강화에 투입하여 '박제된 관광지'가 아닌 '살아있는 삶의 터전'을 유지하는 방식
- 탄소 중립 및 친환경 교통 투자: 관광 세수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고 섬 간 이동 수단을 친환경화함으로써, 관광 산업의 환경 발자국을 관리하는 미래형 행정 시스템
4. 결론: 자연의 속도에 맞춘 '느린 행정'의 승리
페로 제도가 보여주는 자연 보수 정책(Closed for Maintenance)과 주민 주도형 수용력 관리는 무분별한 성장에 제동을 걸고 '영속성'을 택한 행정 공학의 정수입니다. 단순히 관광객 숫자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자연이 회복할 시간을 보장하고 주민의 일상을 존중하는 규제적 결단만이 기후 위기 시대에 진정한 지속 가능성을 담보할 수 있습니다. 페로 제도의 사례는 전 세계 모든 오버투어리즘 위기 지역에 '멈춤'이 곧 '지속'을 위한 가장 강력한 전진임을 입증하는 소중한 이정표가 될 것입니다.
[심화 부록] 페로 제도 목적지 관리 및 수용력 지표(2025-2028)
본 자료는 페로 제도 관광청(Visit Faroe Islands)의 지속 가능한 관광 전략 및 지역 자치 정부의 환경 관리 조례를 근거로 작성되었습니다.
관광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인적·물적 자원을 생태계 복원에 집중 투입하여 자연의 무결성을 유지하는 전략적 폐쇄 관리 체계입니다.
관광 수익을 주민 복지와 정주 여건 개선에 투입함으로써 관광을 주민 생활에 기여하는 사회적 자산으로 전환하는 운영 모델입니다.
| 핵심 관리 지표 | 전통적 방식 | 페로 제도 모델 | 핵심 지향 가치 |
|---|---|---|---|
| 운영 목표 | 방문객 수 극대화 | 자연 복원 및 주민 행복 | 생태적 영속성 |
| 수용력 관리 | 자유로운 상시 개방 | 선별적 폐쇄 및 예약제 | 수요 제어 관리 |
| 이익 환류 | 기업 수익 집중 | 지역 사회 정비 및 문화 보존 | 공동체 자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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