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베르펜웽 리포트: '연성 이동성(Soft Mobility)' 거버넌스와 자동차 없는 마을의 혁신

"오스트리아 베르펜웽은 이동의 자유가 반드시 화석 연료에 의존할 필요가 없음을 증명한 연성 이동성(Soft Mobility)의 세계적 표본이다. 자동차 열쇠를 반납하는 행위가 불편함이 아닌 '최상의 여행 경험'으로 전환되도록 설계된 이곳의 거버넌스는 기후 위기 시대에 관광지가 나아가야 할 지속 가능한 이동성의 정수를 보여준다."

※ 본 리포트는 베르펜웽 관광청의 SAMO(Soft Mobility) 운영 가이드라인, 유럽 알프스 친환경 마을 네트워크(Alpine Pearls)의 지속 가능성 지표, 그리고 오스트리아 환경청의 탄소 중립 교통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서론: 알프스의 혁명, 자동차 없는 마을 베르펜웽의 이동성 거버넌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주에 위치한 베르펜웽(Werfenweng)은 1990년대 중반부터 대두된 오버투어리즘과 환경 파괴 문제에 대응하여 '자동차 없는 여행'이라는 파격적인 행정 철학을 도입한 선구적 도시다. 이곳의 거버넌스 핵심은 단순히 차량 진입을 금지하는 규제를 넘어, 보행과 무동력 이동 수단이 중심이 되는 '연성 이동성(Soft Mobility, Sanfte Mobilität)'을 지역 경제의 핵심 자산으로 전환하는 고도의 시스템 설계에 있다.

오스트리아 베르펜웽의 웅장한 알프스산맥을 배경으로 한 평화로운 하이킹 코스와 목조 가옥 전경
'자동차 없는 마을' 베르펜웽의 알프스 초원을 가로지르는 무동력 탐방로와 지속 가능한 생태 경관 (출처: Pixabay)

베르펜웽의 거버넌스는 방문객이 자신의 자동차 열쇠를 자발적으로 반납하게 만드는 강력한 인센티브 체계인 'SAMO 카드'를 통해 구현된다. 이는 신안 증도의 '자전거 섬' 정책이 추구하는 탄소 저감 가치와 맥을 같이하면서도, 전기차 셔틀, 태양광 자전거 등 스마트 모빌리티 인프라를 마을 전체의 네트워크와 결합했다는 점에서 한 단계 진화한 모델로 평가받는다.

본 리포트는 베르펜웽이 구축한 연성 이동성 거버넌스의 체계적 구현 방안을 분석하고, 재생 에너지와 모빌리티가 결합된 공학적 해법 및 저밀도 고부가가치 관광으로의 체질 개선 전략을 고찰한다. 이를 통해 도서 및 산간 지역이 이동의 패러다임을 전환함으로써 어떻게 생태적 정당성과 경제적 자생력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지 그 실증적 해답을 도출하고자 한다.

이러한 베르펜웽의 시도는 단순한 이동 수단의 교체를 넘어, 공간의 주권을 자동차에서 인간과 자연으로 되찾아온 '공간 행정의 혁신'을 의미한다.

1. 연성 이동성(Soft Mobility) 거버넌스: 제도화된 친환경 교통 체계와 인센티브 전략

오스트리아 베르펜웽 행정의 중추는 '이동성(Mobility)'을 단순한 교통의 문제를 넘어 생태적 권리이자 지역 브랜드의 핵심으로 규정한 '연성 이동성(Soft Mobility)' 거버넌스에 있다. 이는 자동차 중심의 인프라를 인위적으로 축소하는 규제 중심의 행정이 아니라, 방문객이 자발적으로 자동차 열쇠를 반납하도록 유도하는 '혜택 기반의 행동 유도(Incentive-based Nudging)' 정책을 근간으로 한다.

SAMO(Soft Mobility) 거버넌스 구현을 위한 3대 핵심 기제
  • 자동차 열쇠 반납제와 SAMO 카드: 베르펜웽에 도착한 관광객이 자동차 열쇠를 시 당국에 맡기면, 마을 내 모든 친환경 이동 수단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SAMO 카드'를 발급한다. 이는 개인의 소유물(자동차) 대신 공공의 생태적 자산(전기차, 자전거)을 이용하도록 유도하는 권리 교환 시스템이다.
  • 지능형 셔틀 및 호출형 교통(DRT): 정해진 노선 없이 방문객의 요청에 따라 운행되는 '엘로 모바일(Elo-mobile)' 셔틀 체계를 가동한다. 이는 대중교통의 경직성을 극복하고 문 앞까지 연결되는 라스트 마일(Last Mile) 서비스를 제공하여, 자동차 없이도 이동의 불편함이 없는 '이동성 민주주의'를 실천하는 사례다.
  • 통합 기차 여행 거버넌스: 베르펜웽은 유럽 주요 도시와 연결되는 철도망과 연계하여, 기차를 이용해 입도하는 방문객에게 기차역에서 마을까지의 전용 픽업 서비스와 숙박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이는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의 전 과정(Door-to-Door)을 저탄소 이동 체계로 설계한 결과다.

이동의 질적 전환: 규제가 아닌 권리로서의 친환경 모빌리티

베르펜웽의 거버넌스가 성공한 비결은 친환경 이동을 '불편한 감수'가 아닌 '특별한 체험'으로 격상시킨 데 있다. 시 당국은 전기 자전거, 세그웨이, 전동 카트 등 100여 대 이상의 다양한 친환경 이동 수단을 확보하여 방문객에게 제공한다. 이는 신안 증도의 자전거 보급 정책과 궤를 같이하지만, 훨씬 더 다양한 기술적 옵션을 제공함으로써 방문객의 연령과 목적에 맞는 맞춤형 이동 권리를 보장한다.

또한, 이러한 모빌리티 행정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지지를 기반으로 한다.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에게 열쇠를 반납받는 가맹점 역할을 수행하거나 직접 셔틀을 운행하며 거버넌스의 주체로 참여한다. 이러한 민관 협력 모델은 베르펜웽이 알프스의 작은 산골 마을에서 전 세계가 주목하는 '이동성 혁신'의 성지로 거듭나는 결정적인 동력이 되었다.

결론적으로 제1장에서 살펴본 베르펜웽의 이동성 거버넌스는 보존과 이용이 상충하지 않도록 행정이 어떻게 개입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정교한 사례다. 이러한 강력한 모빌리티 기반은 이어지는 제2장의 주제인 '재생 에너지와 결합된 탄소 중립 모빌리티 공학'을 실현하는 물리적 토대가 된다.

2. 탄소 중립 모빌리티 공학: 재생 에너지와 전기 모빌리티의 유기적 결합 전략

베르펜웽의 이동성 혁신은 단순히 운송 수단을 교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 수단을 움직이는 '에너지원'까지 완전히 국산화·청정화하는 '에너지-모빌리티 통합 엔지니어링'에 기반한다. 마을 당국은 알프스의 풍부한 수력과 태양광 자원을 활용하여 이동 수단에 필요한 전력을 100% 자립함으로써, 화석 연료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탄소 중립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했다.

에너지 자립형 모빌리티 인프라의 핵심 메커니즘
  • 태양광 기반의 EV 충전 네트워크(PV-to-EV): 마을 내 공공 주차장과 숙박 시설 외벽에 고효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여 전기차와 전기 자전거의 배터리를 충전한다. 이는 외부 전력망의 의존도를 낮추고 전력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발자국을 '제로(Zero)'화하는 핵심 공학 기제다.
  • 그린 모빌리티의 다양성 확보(EV Fleet Management): 단순 전기차를 넘어, 전동 카트, 세그웨이, 태양광 충전식 전동 바이크 등 지형과 거리별 최적화된 기기 군(Fleet)을 운용한다. 이는 알프스의 경사 지형이라는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고 사용자의 이동 효율을 극대화하는 공학적 대응이다.
  • 스마트 그리드 연계 모니터링: 실시간 전력 수급 데이터를 바탕으로 충전 스테이션의 부하를 조절한다. 전력 생산량이 많은 낮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충전을 유도하고, 남는 에너지는 마을의 공공 조명이나 시설 운영에 재투입하는 자원 순환형 에너지 거버넌스를 가동한다.

공학적 성과: 무소음·무공해의 생태적 리질리언스 확보

베르펜웽이 구축한 전기 모빌리티 시스템은 대기 오염 물질 배출을 차단할 뿐만 아니라, 산간 지역의 고질적인 문제인 '교통 소음'을 획기적으로 저감하는 음향 공학적 성과를 거두었다. 이는 야생동물의 서식 환경을 보호하는 동시에, 방문객들에게 알프스 고유의 정적을 향유하게 함으로써 '느림의 미학'을 기술적으로 뒷받침한다.

또한, 이러한 에너지 자립 구조는 외부 유가 변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경제적 안정성을 제공한다. 신안 증도가 갯벌의 블루카본을 통해 자연 자본을 비축하듯, 베르펜웽은 재생 에너지와 결합된 모빌리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이동성 자본'을 축적하고 있다. 이러한 공학적 기반은 단순한 친환경 이미지를 넘어, 기후 위기 시대에 산간 마을이 생존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기술적 무기가 된다.

결국 제2장에서 분석한 모빌리티 공학은 이동 수단의 혁신이 에너지 전환과 결합될 때 비로소 완성됨을 입증한다. 이러한 내부적 기술 고도화는 이어지는 제3장의 주제인 '저밀도 고부가가치 관광 공간 설계'를 가능케 하는 핵심 동력이 된다.

3. 저밀도 고부가가치 관광: 자동차 없는 공간이 창출한 경제적 리질리언스

베르펜웽의 행정적 결단은 단순히 차량을 배제하는 것을 넘어, 도로와 주차장이 차지했던 물리적 공간을 인간과 자연을 위한 '생태적 공유지'로 재설계한 데 있다. '자동차 없는 마을'이라는 브랜드는 방문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인당 소비 지출을 상향시키는 '저밀도 고부가가치 관광 모델'의 핵심 동력이 되었으며, 이는 기후 위기 시대에 중소 도시가 확보해야 할 경제적 복원력(Resilience)의 전형을 보여준다.

공간 재생 및 관광 고도화의 3대 핵심 전략
  • 도로의 광장화와 정온한 보행 환경: 과거 차량 통행량에 맞춰 설계되었던 아스팔트 도로를 보행자 전용 트레일과 녹지로 전환했다. 소음과 매연이 사라진 정온(靜穩)한 마을 환경은 방문객들에게 높은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장기 체류형 관광으로 이어지는 결과를 낳았다.
  • 주차장의 가치 재발견: 대규모 주차 부지를 지역 특산물 시장, 문화 공연장, 혹은 야생화 군락지로 환원하는 공간 행정을 펼치고 있다. 이는 토지의 이용 효율을 자동차 보관에서 인적 교류와 생태 복원으로 전환하여 마을 전체의 미학적 가치를 극대화한 사례다.
  • SAMO 파트너십을 통한 경제 선순환: 친환경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차별화된 할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로컬 비즈니스 체계를 가동한다. 숙박 시설과 식당은 차량 이용객보다 SAMO 카드 소지자를 우대하는 정책을 통해, 보전 활동이 지역 상권의 매출 증대로 직결되는 경제 구조를 확립했다.

공간 거버넌스의 성과: '불편함'을 '희소성'으로 승화시킨 브랜드 파워

베르펜웽의 사례는 '접근성'이 반드시 '차량 진입'과 동일하지 않음을 입증한다. 시 당국은 차량을 이용할 때보다 더 편리하고 즐거운 '이동의 즐거움'을 인프라로 제공함으로써, 자동차 없는 여행이 주는 약간의 불편함을 고유한 여행의 희소성으로 탈바꿈시켰다. 이는 신안 증도가 '모실길'을 통해 방문객의 속도를 늦추고 체류 가치를 높인 전략과 궤를 같이한다.

특히, 자동차가 사라진 마을 광장은 주민들에게는 삶의 질을 높이는 휴식처가 되고, 관광객들에게는 알프스의 순수성을 온전히 체험하는 공간이 된다. 이러한 '공간의 질적 혁신'은 베르펜웽을 유럽 내에서도 가장 충성도 높은 재방문객을 보유한 지역으로 만들었으며, 인프라의 파괴적 개발 없이도 지속 가능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행정적 실증 사례가 되었다.

결론적으로 제3장에서 분석한 공간 재생 전략은 모빌리티의 변화가 어떻게 도시의 외형과 경제 지도를 바꿀 수 있는지를 명확히 제시한다. 이러한 공간적 성취는 마지막 장인 '민관 협력 체계와 글로벌 네트워크 전략'을 통해 유럽 전체로 확산되는 거버넌스의 토대가 된다.

4. 민관 협력 거버넌스: 주민 주도의 영속성과 '알파인 펄스' 네트워크 전략

베르펜웽의 연성 이동성 정책이 30년 가까이 흔들림 없이 유지될 수 있었던 비결은 행정 주도의 일방적 규제가 아닌, 주민 공동체의 자발적 동의와 참여를 기반으로 한 '상향식(Bottom-up) 거버넌스'에 있다. 특히 베르펜웽은 자국의 성공 사례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키기 위해 친환경 마을 네트워크인 '알파인 펄스(Alpine Pearls)' 설립을 주도하며, 생태 관광의 국제적 표준을 정립하는 전략적 리더십을 발휘했다.

참여형 거버넌스 및 글로벌 협력의 핵심 기제
  • 주민 참여형 운영 모델(SAMO Host): 마을 내 숙박업소와 상점 주인들이 직접 SAMO 카드의 혜택을 설계하고 집행한다. 주민들은 단순한 정책의 수혜자를 넘어, 자동차 없는 여행의 가치를 전파하는 '생태 가이드'이자 거버넌스의 핵심 파트너로서 기능한다.
  • 알파인 펄스(Alpine Pearls) 연대: 오스트리아, 독일, 이탈리아 등 알프스 접경 5개국 19개 마을과 연대하여 '자동차 없는 여행'의 공동 마케팅과 기술 공유를 추진한다. 이는 단일 마을의 노력을 넘어 유럽 전체의 생태 관광 지형을 바꾸는 강력한 행정적 연대 모델이다.
  • 지속 가능한 지표 관리와 투명한 소통: 연간 탄소 배출 저감량, 외지 차량 유입률, 주민 만족도 등을 수치화하여 공개한다. 데이터 기반의 투명한 거버넌스는 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며, 신안 증도의 슬로시티 위원회가 지역 주민의 자긍심을 고취하는 방식과 일맥상통한다.

거버넌스의 정수: 자부심이 만드는 지속 가능한 미래

베르펜웽의 주민들에게 '자동차 없는 마을'은 단순한 환경 정책이 아닌 삶의 방식이자 자부심의 근원이다. 시 당국은 주민들이 전기차 셔틀을 직접 운행하거나 무동력 레저 장비를 대여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수익이 지역 사회로 환원되도록 제도화했다. 이러한 '이익 공유형 거버넌스'는 정책의 영속성을 보장하는 가장 강력한 사회적 안전망이 된다.

결국 베르펜웽의 거버넌스는 행정이 기술(Mobility)과 가치(Ecology)를 제시하고, 주민이 이를 일상의 경제 활동으로 내면화할 때 어떤 혁신이 일어나는지를 보여준다. 이러한 민관의 완벽한 결합은 이어지는 종합 결론을 통해 기후 위기 시대의 지자체가 지향해야 할 최종적인 도달점을 제시한다.

종합 결론: 이동의 패러다임을 바꾼 베르펜웽, 공존의 모빌리티를 실현하다

오스트리아 베르펜웽의 사례는 '이동의 자유'와 '환경 보전'이 결코 대립하는 가치가 아님을 공학적·행정적으로 증명해 냈다. 규제보다 매력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화석 연료 기반의 교통 체계를 재생 에너지 기반의 스마트 모빌리티로 전환한 베르펜웽의 선택은 전 지구적 기후 위기 대응의 실질적인 해법이 된다.

[성과 요약] 베르펜웽 연성 이동성 거버넌스의 주요 지표

핵심 영역 행정적 성과 생태·사회적 가치
이동성 혁신 SAMO 카드 기반의 차량 열쇠 반납제 마을 내 화석 연료 차량 통행량 90% 감축
에너지 자립 100% 재생 에너지 기반 모빌리티 구동 에너지 자립을 통한 탄소 중립 마을 실현
글로벌 거버넌스 '알파인 펄스' 네트워크 창설 및 주도 유럽 친환경 관광의 표준 모델 확립

베르펜웽이 보여준 '자동차 없는 삶'의 모델은 교통 혼잡과 탄소 배출 문제로 고민하는 전 세계의 관광지와 도시에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자연의 속도에 인간의 기술을 맞추려는 이들의 노력은, 우리가 마주한 환경적 한계를 극복할 가장 세련되고 강력한 대안이 될 것이다.

알프스의 정적 속에서 찾아낸 이동의 진정한 의미는, 다음 세대를 위한 가장 지속 가능한 유산으로 남을 것임을 확신한다.

[관련 리포트 분석]

[참고 문헌 및 자료]

1. Werfenweng Tourism Board. Soft Mobility (SAMO) Strategy & Implementation Guide.
2. Alpine Pearls Association. Criteria for Sustainable Mobility in Alpine Destinations.
3. Austrian Federal Ministry for Climate Action. Eco-mobility Cases in Rural Areas.